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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냉정한 웃고 더욱 빠짐없이 맞는데(2부에서 계속) 영하의 새벽, 정적만을 가득한 스웨덴의 어느 숲에 별안간 다섯 번의 짧은 비프음과 타이어가 얼음을 긁는 비명이 울려퍼졌다. 스플릿 타임이 초록색으로 깜빡거리고, 마지막 파워 스테이지를 달리는 토요타 야리스 WRC 앞으로 체커기가 휘날린다. 17년만의 우승. 토요타가 돌아왔다.



 2017년 월드랠리챔피언십(WRC) 현장. 서비스 파크의 천막 아래에는 밤새 갈아 끼운 스터드 자국과 손때 묻은 렌치가 어지럽다. 데이터 엔지니어는 스플릿을 확대하고 메커닉은 댐퍼 클릭 수를 한 칸 낮춘다. 복귀의 목표는 ‘버티기’가 아니었다. 토요다 아키오가, 모리조가 회사 안팎에 반복해 온 말, "함께 더 좋은 차를 만들자" 라는 말 시황설명회
때문이었다. 매일 더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한 약속이 랠리의 루틴이 됐고, 팀은 실수 대신 갱신을, 변명 대신 개선을 택했다.
 그렇게 2018년, 토요타는 복귀 1년 만에 제조사 부문 챔피언 타이틀을 확정지었다. 아키오 회장은 이 때 쾌재를 부르며 "지는 건 싫다, 오늘의 야리스는 어제보다 더 강해야한다"고 외쳤다. 멋진 구호 같지만, 팀릴게임사이트
내부에선 실제 체크리스트처럼 쓰였다. “어제보다 강해졌나?”라는 질문을 각 파트가 매일 스스로에게 던지는 방식. 랠리는 하루에도 노면과 기온이 수십 번 바뀌는 경기다. 그 변수를 정면에서 끌어안고 속도를 유지하는 리듬을 만드는 것, 그게 토요타가 배운 기술이었다.
 이 ‘리듬’은 프랑스 르망의 한밤으로 이어진다. 르망 24시는 말 그대로전문가클럽
24시간을 달리는 내구 레이스다. 축구로 치면 전·후반이 12시간씩 있는 셈이고, 마라톤에선 급수를 하듯 여기서는 피트스톱을 한다. 규칙도 다르다. 국제자동차연맹(WEC)은 차가 한 바퀴를 도는 동안 쓸 수 있는 에너지 총량과 연료 유량을 제한한다.



 르망에서는 연료를 많이 쓰1000만원재테크
는 대신 빨라지는 방식이 아니라 적게 쓰면서 빠르게 달리는 쪽이 유리하다. 토요타가 하이브리드를 선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회생제동으로 모은 전기를 가속 구간에 보태면 연료는 덜 쓰고도 더 잘 나간다. 단순히 ‘친환경’이어서가 아니라, 이길 때 배우는 게 가장 많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였다.
 물론 시작부터 순조롭진 않았다. 2016년, 체파칭코사이트
커기를 몇 분 남기고 선두 차가 홈스트레이트에서 멈췄다. 규정상 마지막 랩을 6분 안에 마치지 못하면 완주로 인정받지 못한다. 스크린에는 이해할 수 없는 숫자들만 떠다녔다. 그날 밤, 아키오는 드라이버들에게 짧게 말했다. “마음껏 달리게 하지 못해 미안하다.” 사과는 감정으로 끝나지 않았다. 왜 멈췄는지, 어떤 부품과 설정이 약했는지, 다음에 같은 상황이 오면 어떻게 버틸지, 모든 게 개선 항목으로 바뀌었다. 
기록으로 폴포지션을 잡는다(평균속도 251.9㎞/h). 바람과 트래픽 운이 맞아떨어진 덕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회수, 저장, 재가속이 정확히 맞물렸기 때문이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전기가 모이고, 가속 페달을 밟을 때 그 전기가 즉답으로 밀어주는, 하이브리드의 효율이 곧 속도가 되는 순간이었다.



 2018년, 같은 사르트 서킷의 하늘 아래 밤이 깊을수록 루틴은 더 단단해졌다. 드라이버는 일정한 페이스를, 피트는 잦은 실수를 줄이는 리듬을 유지한다. 새벽 안개가 걷힐 즈음 기계와 사람이 하나의 호흡만 남길 때가 있다. 그해 토요타는 20번째 도전 끝에 첫 종합우승을 거머쥔다. 무전 첫마디는 또 짧았다. “고맙다. 마음껏 달려줘서.” 2016년의 사과가 2018년의 감사로 바뀌는 순간, 르망은 더 이상 미완의 숙제가 아니었다.
 이후로도 승승장구했다. 2019년에는 타이어 센서 오판이라는 드라마 끝에 2연승, 2020년에는 야간 수리의 위기를 넘기고 3연승. 규정이 바뀌고 차 이름이 바뀌어도 토요타는 현장에서 문제를 풀어내는 습관으로 버텼다. 2021년 하이퍼카 규정이 시작되자 새 프로토타입 GR010 하이브리드는 데뷔 시즌에 바로 우승했고, 2022년에는 5연승으로 또 한 줄을 그었다.
 물론 역사에 영원한 직선은 없다. 100주년 르망의 우승기는 라이벌에게 넘어갔고 다음 해엔 불과 몇 초 차이로 등수가 갈렸다. 하지만 근소한 패배만큼 팀을 빨리 앞으로 미는 것도 없다. 엔지니어의 노트는 다시 원과 화살표로 가득 찬다.



 연료 맵을 미세 조정하고, 타이어를 어느 스틴트까지 끌고 갈지 다시 계산한다. 냉각 덕트 각도를 한 칸 조절하고 야간 노면 온도 변화에 맞춰 공기압을 반 클릭 낮춘다. 랠리에서 배운 변수 관리는 르망에서 리듬 유지로 번역되고, 르망에서 축적한 야간 운용의 노하우는 다시 랠리의 파워 스테이지에 도움이 된다. 
 서로 다른 모터스포츠 종목이지만, 결국 한 문장으로 만난다. “서킷은 교실이고, 결과는 내일 더 좋은 차로 돌아온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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